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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의 증명사진 기사 : 한 장을 위해 정성을 쏟던 사람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어 어플로 보정한 뒤, 온라인으로 바로 제출할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증명사진’은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반드시 거쳐야 할 의례와도 같았다. 오늘은 사라져 가는 직업들 중 사진관의 증명사진 기사에 대하여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증명사진이 지니던 무게와 의미 취업, 입학, 여권 발급, 심지어 혼인신고까지, 사람들의 인생의 갈림길에는 늘 증명사진이 필요했다. 단순히 신원을 확인하는 사진이 아니라, 그 한 장의 사진이 곧 ‘나’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이미지였던 것이다.그렇기에 사람들은 사진관의 문을 열 때마다 묘한 긴장감을 안고 들어섰다. 잘 나온 사진 한 장은 자신을 단정하고 신뢰감 있게 보이게 해주었고, 조금이라도 어색한 사진은 그 사람의 첫인상을 .. 2025. 9. 20.
신문 배달부 : 새벽을 깨우던 종이 신문의 사라짐 오늘은 사라져 가는 직업 중 신문 배달부에 대하여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어둠을 뚫고 달리던 발자국 소리아침마다 골목마다 들리던 ‘탁, 탁’ 소리. 그것은 신문이 대문 앞에 떨어지는 순간의 소리였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비던 신문 배달부는 하루의 시작을 가장 먼저 깨우던 존재였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동네는 고요했지만, 신문 배달부의 자전거 바퀴 소리와 손에서 힘 있게 던져지는 신문은 묘하게 안도감을 주었다.대부분의 신문 배달부는 학생들이거나 새벽 일자리를 택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새벽 네 시나 다섯 시에 집을 나서, 신문 뭉치를 싣고 정해진 구역을 돌았다. 잠결에 들리던 자전거 종소리와 신문이 던져지는 규칙적인 소리는, 마치 ‘오늘도 세상은 돌아가고 있다’는 무언의 신호 같았다.. 2025. 9. 20.
동네 엿장수 : 골목마다 울려 퍼지던 소리의 기억 지금처럼 스마트폰 알림음과 배달 앱 소리가 골목을 채우기 전, 오래된 동네에는 독특한 리듬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은 엿장수의 방망이 소리다. 두꺼운 쇠망치로 엿판을 두드리며 내는 ‘땅땅땅’ 소리는 단순한 소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는 군것질거리를 의미하는 신호였고, 어른들에게는 한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 같은 울림이었다. 오늘은 사라져가는 직업 중 골목마다 울려퍼지던 소리의 기억이 생각나는 동네 엿장수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골목을 울리던 방망이 소리와 아이들의 설렘엿장수는 커다란 리어카나 손수레에 전통 엿과 강정을 싣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았다. 그들의 손에는 늘 쇠망치가 들려 있었고, 엿을 두드리며 내는 일정한 소리가 곧 광고이자 호객 수단이었다. 방송이나 전.. 2025. 9. 20.
레코드 가게 주인 : 음악을 고르고 듣던 오프라인 문화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의 음악을 즉시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은 사라져 가는 직업 중 레코드 가게에 대하여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음악을 찾는 여정, 레코드 가게의 문을 열다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매달 일정 금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해주고, 원하는 곡을 검색창에 입력하기만 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과 디지털 음원이 일상이 되기 전,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1970~90년대까지만 해도 음악은 LP 레코드,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CD와 같은 실물 매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음악을 듣고 싶다면 음반을 직접 사야 했고, 그 음반을 어디에서 구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등장한 곳이 바로 레코드.. 2025. 9. 4.
냉장고 보급 전 생활과 얼음 산업의 흥망성쇠 오늘날 우리는 냉장고와 냉동고가 생활의 기본으로 자리 잡은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은 사라져 가는 직업 중 냉장고 보급 전 얼음산업에 대하여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여름을 견디는 지혜, 얼음과 함께한 생활여름철에는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식재료는 냉장·냉동 보관해 오래도록 신선함을 유지한다. 그러나 불과 50~60년 전만 해도 냉장고는 일부 부유층만이 사용할 수 있는 사치품이었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냉장고가 아닌 ‘얼음’에 의존하여 더운 여름을 버티며 생활을 이어갔다.냉장고가 없던 시절, 음식 보관은 가장 큰 과제였다. 여름철에는 조금만 방심해도 음식이 상하기 쉬웠고, 식중독과 같은 질병의 위험도 높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얼음을 구해 항아리나 보관함 속에 넣어 음식을 차갑게 유.. 2025. 9. 4.
빙장 배달부 : 여름마다 얼음을 나르던 사람들 지금은 버튼 하나로 시원한 바람이 나오고, 냉장고 문만 열면 얼음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하지만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냉장고는 고가의 사치품이었고, 대부분의 가정은 여름철 더위를 견디기 위해 자연에서 채취하거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얼음에 의존해야 했다. 그 시절 여름의 필수 풍경 중 하나가 바로 ‘빙장 배달부’였다. 오늘은 사라져 가는 직업 중 빙장 배달부에 대하여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얼음이 만든 여름 풍경빙장은 오늘날로 치면 얼음을 대량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업체를 의미했다. 겨울철 강이나 호수에서 채취한 얼음을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에 꺼내 팔거나, 인공적으로 얼음을 만들어 도시 곳곳에 공급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커다란 얼음 덩어리는 가정집이나 음식점으로 배달되었고, 이.. 2025.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