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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직업, 주차 요원의 현재와 미래

by 꼼이가 사는 세상 2025. 9. 22.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도심의 주차장은 주차 요원이 반드시 필요한 공간이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차량이 드나드는 상황에서, 요원은 차량을 유도하고 빈자리를 안내하며 주차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늘은 사라져 가는 직업, 주차 요원의 현재와미래에 대하여 소개할 예정입니다.

사라져가는 직업, 주차 요원의 현재와 미래
사라져가는 직업, 주차 요원의 현재와 미래

 

한때 일상에 꼭 필요했던 주차 요원

대형 백화점, 영화관, 병원, 사무실 건물 어디서든 ‘주차요원’은 쉽게 볼 수 있었고, 손짓과 호루라기 소리는 도시의 풍경처럼 익숙했다.

특히 한국처럼 차량 밀집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주차 요원이 단순한 안내인을 넘어 안전 관리자로서의 기능도 했다. 주차장 내 사고 예방, 차량 간 거리 조정, 보행자 보호 등은 기계로는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또한 요금 정산 역시 요원의 중요한 업무였다. 운전자가 나갈 때 창구에서 직접 돈을 내면 요원이 확인하고 계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주차장에 들어서면 예전처럼 손짓하는 요원 대신, 차량 번호를 인식하는 카메라와 자동 정산소가 먼저 눈에 띈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주차가 가능하고, 결제 역시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덕분에 주차 요원의 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주차 시스템과 무인 정산의 확산

기술의 발전은 주차 관리 방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과거 사람이 직접 하던 업무는 이제 대부분 스마트 주차 시스템이 대체하고 있다.

우선 차량 번호 인식 시스템(LPR: License Plate Recognition)의 도입으로 주차장의 입출입은 훨씬 간편해졌다.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오면 카메라가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입차 시간이 기록된다. 출차 시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차량을 인식하여 주차 시간을 계산하고 요금을 부과한다. 이 모든 과정이 무인으로 처리되므로, 별도의 요원이 필요 없다.

또한 무인 정산기의 보편화는 요금 결제 방식을 바꿔 놓았다. 운전자는 출차 전 무인 정산기에서 카드나 모바일 페이로 손쉽게 결제를 마칠 수 있다. 일부 시스템은 하이패스와 연동되어 주차장이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자동 결제되기도 한다. 덕분에 차량 흐름이 빨라지고, 이용자는 번거로움 없이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 기반 주차 관리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이용자는 주차장에 들어오기 전부터 앱으로 빈자리 현황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으며, 출차 시 자동 결제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주차 요원의 개입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운영 비용 절감이라는 큰 이점을 제공한다. 주차장 운영자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관리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이는 기업과 건물주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이며, 자연스럽게 주차 요원의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줄어드는 일자리와 남겨진 과제

스마트 주차 시스템과 무인 정산이 확산되면서 주차 요원들의 자리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주차장 규모에 따라 수십 명의 요원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관리 인력 몇 명만 있으면 충분하다. 일부 소규모 주차장은 사실상 완전히 무인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도 존재한다. 차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혼잡을 관리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요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한 주차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기계 오류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도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완전한 무인화가 가능하더라도, 최소한의 관리 인력은 남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주차 요원은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의 일자리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무인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단순 노동이 줄어드는 사회에서, 이들에게 대안 일자리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주차 요원의 역할이 단순 ‘주차 안내’에서 안전·서비스 중심 직무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대형 쇼핑몰이나 병원 주차장에서 단순히 주차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 안전을 관리하고, 교통 혼잡을 완화하며, 고객 불편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고객 서비스 매니저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가 점점 스마트화되면서 주차장 역시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교통 데이터의 허브로 변하고 있다. 미래에는 주차 요원이 단순 인력이 아니라, 시스템을 운영·관리하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효율적인 교통 흐름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있다.

주차 요원은 오랫동안 도심 속 질서를 지키고 안전을 관리하는 중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스마트 주차 시스템과 무인 정산소의 확산은 이 직업의 필요성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차량 번호 인식과 자동 결제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주차 요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새로운 역할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있다. 기술 발전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지만, 사람의 가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주차 요원이라는 직업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